스마트폰으로 분쟁 상대방을 촬영하는 경우 초상권 침해 등의 문제

 

변호사 박기민|[email protected]
 

 

1. 논의의 배경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면서 우리는 다양한 목적으로 그리고 수시로 동영상 촬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분쟁이 발생하였을 경우 분쟁 현장을 촬영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향후 소송 등에 필요한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촬영을 하면서도 오히려 초상권 침해로 반격을 당할 수도 있지 않을까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관하여 참고가 될 만한 판례(대법원 2020다227455 판결)가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2. 초상권 등의 의미와 불법행위 성립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얼굴 그 밖에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에 관해 함부로 촬영되거나 그림으로 묘사되지 않고 공표되지 않으며 영리적으로 이용되지 않을 권리를 갖습니다. 이와 같은 ‘초상권’은 헌법 제10조에 따라 보장되는 기본권입니다. 또한 자신의 사생활이 함부로 공개되지 않을 소극적 권리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한 정보를 자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적극적인 권리도 가지는데 이 역시 헌법 제17조에서 규정하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서 파생하는 헌법적 권리입니다. 따라서 초상권 내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부당한 침해는 원칙적으로 불법행위를 구성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발생시키며, 단지 그 침해가 공개된 장소에서 발생하였다거나 민사소송 등의 증거를 수집할 목적으로 이뤄졌다는 것만으로는 정당화되지 않습니다.

 

3. 위법성이 조각(소멸)되어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

  다만,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하더라도 공공의 이해와 관련되어 공중의 정당한 관심의 대상이 되는 사항에 해당하고 공개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며 표현내용, 방법 등이 부당한 것이 아닌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위법성이 조각되어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구체적 사안에서는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는지 여부를 가릴 수밖에 없는데, 보통 다음과 같은 요소를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① 침해행위의 측면: 촬영으로 달성하려는 이익의 내용이 무엇이고 그 이익이 얼마나 중대한 것인지, 촬영이 필요하였는지 및 촬영이 필요하였다면 얼마나 긴급하게 필요한 상황이었는지, 그 촬영으로 소기의 목적이 달성되는지, 촬영 외에 다른 방법은 없었는지, 적정한 수준과 방법으로 촬영되었는지.

  ② 침해이익의 측면: 촬영으로 침해된 법익의 내용과 중대성, 촬영으로 피해자가 입는 피해의 정도 등.

 

4. 이 사건 판결의 경우

  1) 원고가 층간소음에 항의하러 온 피고와 다툼을 벌이다가 피고1을 폭행하여 상해를 입혔는데 피고1이 그 폭행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부분에 대해서는, 원고가 폭행으로 5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점, 층간소음 문제로 감정이 격해져 폭행이 행사될 가능성이 있었으므로 형사절차와 관련해서 증거를 수집, 보전하기 위해 촬영할 필요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여, 피고1의 촬영행위는 필요성, 긴급성, 상당성이 인정되므로 위법성이 소멸된다고 보았습니다.

  2) 또한 위 원고가 아파트 단지 내에서 관리사무소(관리주체)에 신고하지 않은 현수막을 게시하던 중 피고2로부터 제지당하자 부녀회장인 피고3이 스마트폰으로 말다툼하고 있는 원고를 촬영하여 입대의 회장인 피고4에게 전송하고 피고4는 다시 관리소장과 동대표 14인에게 전달한 부분에 대해서는, 원고가 관리주체의 동의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현수막을 게시하려 했다는 점, 게시하려던 현수막의 내용이 아파트 관리방법에 관한 반대의사표시로서 이는 자신의 주장을 널리 알리기 위함인데 이러한 공적 논의의 장에 나선 사람은 사진 촬영이나 공표에 묵시적으로 동의하였다고 볼 수 있다는 점, 동영상이 동대표 등 제한적인 범위에서 전송되었다는 점을 고려하여, 현수막 게시행위의 촬영은 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상당성이 있어 위법성이 소멸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5. 결론

  위와 같은 기준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분쟁 장면 등을 촬영하는 경우 종국적으로 손해배상을 발생시킬 행동인지 여부를 즉석에서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다만, 이와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는 점을 개략적으로라도 알고 있다면 문제 상황 발생 시 촬영을 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조금은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