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노무사 이혜지|[email protected]
1. 들어가며
뉴스를 꾸준히 챙겨보지 않는 분들도 ‘불법파견’이라는 말은 한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불법파견은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고, 실제로 관련 법적 분쟁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에서는 근로자 파견이 적법하기 위한 대상업무, 기간, 허가요건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외부인력을 사실상 근로자파견으로 활용하면서도 도급 등 다른 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여 파견법상 규제를 회피하는 사례가 많이 있으므로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기준이 필요합니다.
2. 근로자파견의 정의 및 기본구조
근로자 파견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ㆍ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파견법 제2조 제1호)
즉, 근로자파견은 파견 근로자를 고용한 파견 사업주와 파견 근로자로부터 근로를 제공받는 사용
사업주가 있는 3면 관계의 형태입니다.
3. 비교 개념: 도급
반면, 수급인이 업무의 완성을 약정하고 그에 대해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보수를 지급하는 도급의 경우 수급인에게 고용된 근로자를 수급인이 직접 지휘·명령하며 사용한다는 점에서 근로자파견과 차이가 있습니다.
4. 근로자파견의 판단기준(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근로자파견인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나 명칭에 상관없이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합니다.
판례가 제시한 구체적인 판단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②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③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 및 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④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⑤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합니다.
5. 정리하며
근로자파견을 판단할 때 특히 중요한 요소는 근로자에 대한 ‘지휘·명령의 주체’입니다. 도급은 근로자를 고용한 수급인이 직접 지휘·명령하는 반면, 근로자파견은 제3자인 사용사업자가 지휘·명령을 하기 때문입니다.
불법파견 혹은 위장도급 등과 관련된 분쟁이 증가한 만큼 판례도 많이 나오고 있으니 해당 사안에 대해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하실 수 있도록 추후 중요판례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