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김상균|[email protected]
2020. 7. 31.자로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이 인정되었습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는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하여야 하고, 1회에 한하여 행사할 수 있습니다. 주택 임대차에도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하여 임차인의 거주기간이 최소 4년으로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임대인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사유가 법에 나열되어 있습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각호). 이 중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ㆍ직계비속을 포함)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가 있는데(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8.호), 임대인이 들어와서 살겠다고 하면 임차인이 더 살지 못하고 집을 비워줘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임대차 도중 임대인이 집을 팔아 소유자가 바뀌고 새로운 소유자가 들어와서 살겠다고 할 경우는 어떻게 될까요? 위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이후 국토교통부의 유권해석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 당시 임대인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① 매수인이 임차주택의 소유권을 이전받은 후 임차인이 갱신요구를 한 경우에는 매수인이 임대인의 지위에서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거절이 가능하나, ② 임차인이 기존 임대인에게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한 후 소유권을 이전받은 매수인은 본인의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거절을 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2020. 9. 11. 국토교통부 보도설명자료‘주택매매시 임차인 잔여 거주기간을 보장하는 것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인관된 원칙입니다’).
위 유권해석 이후에도 의견이 분분하였고, 주택임대차보호법상 갱신거절 사유를 명시하고 있으므로 기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는 것으로 보는 새로운 소유자도 실거주를 원한다면 갱신거절이 가능하다는 반론이 있었습니다.
관련하여 작년 말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대법원 2022. 12. 1.선고 2021다266631 판결). 해당 사건 원심 법원은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할 당시의 기존 임대인이 실거주할 계획이 아니었으므로 기존 임대인이나 새로운 소유자는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거절을 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를 하였더라도 새로운 소유자는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의 기간 내라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원심판결을 파기하였습니다.
대법원이 든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① 주택임대차보호법의 계약갱신요구권 규정은 임차인의 주거생활 안정을 보장하는 동시에 임대인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이다. ②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의 기간 내에 법이 정하는 거절 사유가 있다면 임대인은 갱신거절권을 행사할 수 있다. ③ 실거주 임대인을 임차인이 갱신요구할 당시의 임대인으로 제한할 수 없고, 구 임대인이 갱신거절 기간 내에 실거주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면 그 기간 내에 실거주가 필요한 새로운 임대인에게 매각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판례는 기존 국토교통부 유권해석을 뒤집은 것이며 이로서 실거주 갱신거절에 관한 논란은 일단락되었다고 할 것입니다. 오늘은 주택 임대차에 관한 최근 대법원 판례를 설명드렸습니다. 주택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에 관하여 문제가 될 경우 반드시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여 해결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