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시행을 앞둔 개정 노동조합법 해석지침 및 기업의 대응 >

변호사/노무사 이혜지|[email protected]

 

   지난 8월, 뉴스레터를 통해 국회를 통과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일명 노랑봉투법)의 주요 내용을 소개해 드린 바 있습니다.

 

   해당 개정안이 다가오는 2026. 3. 10.부터 본격 시행을 앞둔 가운데 고용노동부는 지난 12월, 개정법의 현장 안착을 위한 개정 노동조합법 해석지침(안)을 발표하였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이 지침을 바탕으로 개정안이 실무적으로 어떻게 적용되고, 이에 대해 기업이 어떤 대응을 해야 할 지 살펴보겠습니다.

 

1. 사용자 범위 확대에 대한 구체적 판단 기준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변화는 ‘사용자’ 범위 확대와 그에 따른 구체적인 판단 기준입니다. 개정법은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를 그 범위에 있어서 사용자로 봅니다.

 

   지침은 사용자성 판단의 핵심 기준으로 원청과 같은 계약외사용자가 하청 근로자(관련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구조적으로 통제하는지 여부를 제시하였습니다. 즉, 단순한 도급 계약상 지시를 넘어 원청이 작업시간, 인력 배치, 작업 방식 등을 시스템적으로 통제하여 하청업체의 자율성을 제약하는 경우 사용자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원청 사업에 하청이 조직적으로 편입되었는지, 경제적 종속성이 있는지도 보완적인 판단 징표로 고려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에 사용자성이 인정될 수 있을까요? 지침은 1) 원청이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총괄하고 안전 예산 및 시설 개선을 사실상 전적으로 결정하는 경우(노동안전) 2) 휴게실, 사무공간 등의 사용 기준을 원청이 정하고 하청이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경우(작업환경) 3) 성과급, 상여금 지급 여부나 수준이 원청의 평가 기준에 연동되거나 원청 예산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복리후생) 등을 예로 들고 있습니다. 또한, 4) 원청의 생산계획이나 가동 시간에 따라 하청 근로자의 작업 일정, 교대제 형태가 사실상 결정되는 경우(근로시간) 5) 단순한 납기 준수 요구를 넘어 작업 속도나 구체적인 공정 순서, 작업 표준을 원청이 지배·결정하는 경우(작업방식) 6) 원청이 하청 근로자의 임금 테이블을 제시하거나, 구체적인 수당 지급 기준을 통제하여 하청업체의 임금 결정 재량을 제한하는 경우 등도 구조적 통제로 보아 사용자성이 인정될 수있는 주요 영역입니다.

 

   반면, 일반적인 도급계약 관계에서 도급 목적 달성을 위해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일반적이고 결과지향적으로 계약이행의 내용이나 절차에 관해 지시할 수 있는 권한이 있으므로, 납기 및 품질 요구, 거래조건 협상·변경, 발주서 및 그에 준하는 시스템에 따른 작업 이행 요구 등의 경우를 곧바로 근로조건에 대한 구조적 통제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2. ‘노동쟁의’ 대상의 확대: 경영상 결정 포함

   다음으로 노동쟁의 대상도 대폭 확대되었습니다. 그동안 경영권에 속하는 결정은 단체교섭의 대상이 아니었으나, 개정법은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도 노동쟁의(파업)의 대상으로 포함시켰습니다. 물론 합병, 분할, 양도 등 경영권에 속하는 결정 그 자체는 여전히 교섭 대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수반되는 정리해고나 배치전환 등 근로조건의 변동은 교섭 및 쟁의행위의 정당한 목적이 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기준, 승진이나 징계 제도의 기준 설정 등 ‘근로자 지위’에 관한 집단적 기준, 그리고 사용자의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 행위도 노동쟁의 대상에 포함되어,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파업이 가능해집니다.

 

3.  기업의 대응 방안

   이번 고용노동부 해석지침은 행정해석으로 권고적 성격을 가지므로 실제 사법부 판단과는 다를 수 있어 향후 법적 다툼과 현장의 혼란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법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원하청 구조를 운영 중인 기업들은 기존 도급 계약의 내용과 실제 운영 실태를 재점검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단순한 업무 지시가 ‘구조적 통제’로 해석되지 않도록 업무 지시 체계와 프로세스를 정비하셔야 합니다. 만약 원청이 개정법상 사용자로 인정될 경우, 하청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여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구조조정 등 경영 변동 시에도 발생할 수 있는 쟁의행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노사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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