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박기민|[email protected]
1. 신주발행과 현물출자
유상증자시 신주를 인수하는 자는 정해진 기일에 인수하는 주식의 대금 전액을 납입해야 합니다. 다만, 반드시 현금으로 인수대금을 납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경우에 따라 인수인이 회사에 대해 가지고 있던 채권과 상계하는 방식으로 납입하는 것도 가능한데 이 경우에는 회사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주금을 현물로 납입하는 것도 가능한데, 금전 이외의 재산으로서 양도 가능하고 재무상태표의 자산의 부에 기재할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현물출자의 목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현물로 출자되는 재산이 부당하게 고가로 평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아래와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2. 현물출자의 검사
현물출자를 하는 자가 있는 경우 이사는 그 이행이 있기 전에 현물출자에 대한 검사를 하게 하기 위하여 검사인의 선임을 법원에 청구해야 합니다. 검사인 선임청구는 소송사건과 비교하여 절차가 간이한 비송사건으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검사인의 조사는 공인된 감정인의 감정으로 대신할 수 있는데 실무에서는 대부분 검사인의 선임청구 대신 공인된 감정인의 감정보고서에 대한 인가신청을 하고 있습니다.
검사인과 감정인의 주된 업무는 현물출자의 목적물의 가격과 이에 대하여 부여할 주식의 종류와 수의 적정성을 조사하는 것이며, 법원은 검사인의 보고서 또는 감정인의 감정결과를 심사하여 현물출자가 부당하다고 인정할 경우에는 이를 변경하여 이사와 현물출자자에게 통고할 수 있는데, 법원의 변경명령은 현물출자자에게 부여하는 주식수를 감소시키는 등 감축적인 변경만 가능하고 부여하는 주식수를 늘리는 등 회사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확장적인 변경은 불가능합니다. 현물출자자는 변경명령 또는 이에 관한 항고에 대한 재판의 통고 후 2주 내에 신주의 인수를 취소할 수 있고 2주 내에 취소가 없으면 통고한 내용대로 변경된 것으로 간주됩니다.
현물출자에 대한 조사절차를 거치지 않고 신주를 발행한 경우, 이사의 손해배상책임 등으로 시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신주발행 자체가 무효로 되지는 않지만, 현물출자가 현저하게 과대평가된 경우에는 신주발행 자체가 무효로 될 수도 있습니다.
3. 검사절차의 면제
현물출자의 목적재산의 가액이 자본금의 1/5을 초과하지 않고 5천만원을 초과하지 않는 경우, 거래소의 시세 있는 유가증권인 경우 그 시세를 초과하지 않는 경우, 변제기가 도래한 회사에 대한 금전채권을 출자의 목적으로 하는 경우로서 그 가액이 회사의 장부가액을 초과하지 않는 경우에는 현물출자 재산이 과대평가될 우려가 낮으므로 검사절차가 면제됩니다.
4. 최근 사례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CJ CGV는 자본조달을 위해 2023년 6월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였는데,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방식으로 약 5,700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고, 이어 제3자 배정방식으로 4,500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후자와 관련하여, 최대주주인 CJ㈜가 신수를 인수하고 다만 대금은 CJ㈜가 보유하고 있는 CJ올리브네트웍스(주) 발행주식(보통주 100%, 14,128,808주)를 현물로 납입하기로 하였고, 이에 따라 CJ CGV는 회계법인의 감정을 받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조사를 신청하였으나 법원은 감정보고서의 객관성이 충분하지 않다고 보아 신청을 기각하였습니다.
5. 시사점
현물출자 방식에 의한 신주발행은 일반적인 신주발행과는 다른 쟁점이 있으므로, 자본조달 일정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서는 사전에 현물출자의 가능 여부, 거쳐야 되는 절차 등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