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호사 김무한|[email protected]
대법원의 발표에 따르면 2025. 10. 10. 이후 수사가 개시되어 법원에 접수된 형사사건부터 형사전자소송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존에는 민사/행정/가사 등등 다른 종류의 사건들에만 전자소송이 적용되고, 유독 형사사건의 경우에만 전자소송 시스템의 적용을 받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형사사건의 당사자들이 사건 기록과 증거기록을 열람, 복사하는 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전자소송 도입 이전에는 당사자가 형사사건으로 기소가 되어 변호사를 선임하면 변호사 사무실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증거기록의 복사였습니다. 형사사건의 특성상 사건 기록을 함부로 외부에 반출할 수 없기 때문에 지정된 날짜, 시간에 지정된 공간을 방문하여 그 내부에 설치된 복사기를 이용하여 사건기록을 복사하여야 했고 증거기록이 방대한 경우에는 사무직원이 일주일 내내 출퇴근하다시피 하면서 하루종일 복사만 해야 하는 경우도 잦았습니다. 또한, 의견서나 각종 문서를 제출할 때에도 종이 문서를 출력하여 직접 제출하거나 우편으로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 부담이 있었습니다.
형사사건에 전자소송이 도입된 후에는 피고인, 변호인, 피해자 누구나 손쉽게 전자적 방식으로 사건 기록을 열람할 수 있고,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문서를 제출하거나 송달을 받을 수 있어 여러모로 매우 편리해집니다.
형사전자소송이 도입되면서 일선 수사관서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됩니다. 기존에는 경찰서나 검찰청에 방문하여 조사를 받을 때에 조사가 끝나면 매번 조서를 출력하여 하나하나 눈으로 확인하고 펜으로 수정하고 서명/날인한 뒤에 수십장에 달하는 조서의 각 페이지마다 간인을 하는 절차가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최근 일부 경찰서에서는 터치식 모니터 패드를 도입하여 이를 통해 당사자의 서명을 받고 별도의 서명/날인이나 간인을 하지 않은 채 조서 파일을 저장하는 방식의 조사방식이 이미 활용되고 있습니다.
나아가, 일부 수사관들은 업무용 휴대전화, 업무용 이메일 주소를 당사자와 변호인에게 공유하고 관련 증거자료나 의견서 등을 종이가 아닌 파일 상태로 이메일을 통해 제출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실 형사사건에 전자소송 시스템을 도입할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은 이미 수년 전입니다. 2021. 10. 19. 제정된 [형사사법절차에서의 전자문서 이용 등에 관한 법률]에는 형사전자소송의 법률적 근거가 이미 마련되어 있었고, 다만 준비기간을 고려하여 2024. 10. 20.부터 시행되는 것으로 정해져 있었는데, 그보다 1년여가 더 지난 2025. 10.경부터 시행되게 된 것입니다.
반면, 민사소송에 전자소송 시스템이 도입된 것은 2011. 5.로 이미 15년이 경과했습니다. 그동안 전자소송시스템에 관한 충분한 기술과 경험이 축적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형사사건에 대해서만 뒤늦게 전자소송 시스템이 도입된 것은 수사기록의 보안과 비공개성, 법원 뿐 아니라 검찰, 경찰, 교정기관 등 여러 기관들과의 시스템 연동 필요성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