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12. 4. 9. 설립된 기관입니다(이하 의료중재원).
의료사고 발생시, 의료중재원의 설립 이전까지는 (1) 환자의 입장에서는 의료인에 대한 형사고소(업무상과실치상/치사),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등의 절차를 통하여 권리구제를 받아야 하므로 장기간에 걸친 법적 쟁송으로 인한 고통과 과도한 소송비용 지출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컸고, (2) 의료진의 입장에서는 형사처벌의 부담과 민사소송의 장기화로 인한 고통이 컸으며, 추후 진료시에 방어적 진료를 하게 됨으로써 의료비가 상승하고 의료자원이 낭비되는 폐단이 있었습니다.
의료중재원은 신속하고 공정한 피해구제 및 보건의료인의 안정적인 진료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의료 및 법률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정위원회와 감정단을 운영하면서, 환자와 의료진 양측이 만족할 수 있는 의료분쟁조정절차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수많은 의료분쟁을 조정하여 왔습니다.
분쟁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환자 또는 의료기관으로서는 막상 의료사고 발생시 이를 어떻게 처리하여야 하는지 막막한 경우가 다수 있으며, 예를 들어 환자가 의료중재원에 조정신청을 한 경우 의료과실을 부인하고 있는 의료기관의 입장에서 조정절차 진행에 동의하고 절차에 임하여야 하는지, 처음부터 이를 거부하고 민/형사소송 절차에서 다투어야 하는지 여부도 쉽게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정안에 동의할 수 없는 경우에는 얼마든지 법정에서 이를 다툴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으므로, 진료상과실 여부를 다투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조정절차진행에 동의한 후, 그 절차 안에서 과실여부를 다투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도출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의료분쟁조정절차의 장점에 관하여 간략히 설명합니다.
1. 절차의 신속성
조정부는 조정절차가 개시된 날부터 90일 이내에 조정결정을 하여야 하며(감정 60일, 조정절차 30일), 필요한 경우 1회에 한하여 30일까지 연장할 수 있습니다(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제33조 제1항, 제2항). 이는 수년이 소요될 수 있는 민사소송에 비해 현저히 짧은 기간 내에 분쟁을 종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기관 입장에서 큰 장점입니다. 조정절차에 의한 분쟁해결은 절차가 간이하고 비용이 저렴하며, 전문가들이 조정위원이 되어 그 전문지식을 활용하여 타협과 양보에 의해 분쟁을 신속하고 원만하게 종국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2. 비공개 절차로 인한 의료기관 평판 보호
조정부의 조정절차는 공개하지 아니하는 것이 원칙이고(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제32조) 조정위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공개할 수 있는 반면, 민사소송은 공개재판 원칙이 적용되어 소송 내용이 외부에 알려질 수 있습니다.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의료과오 분쟁이 공개적으로 알려지는 것이 환자 신뢰 및 기관 평판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으므로, 비공개 절차는 중요한 실질적 이점입니다.
3. 의료 전문가에 의한 감정 및 전문적 판단
의료중재원이 운영하는 의료사고감정단은 의료분쟁의 조정 또는 중재에 필요한 사실조사, 의료행위에 있어서의 과실 유무 및 인과관계의 규명, 후유장애 발생 여부 등 확인 업무를 수행하며(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제25조 제3항), 가장 중요한 업무는 진료기록감정을 통한 의료과실의 판명입니다. 조정부는 해당 사건에 대한 감정부의 감정의견을 고려하여 조정결정을 하게 되고(동법 제33조 제3항) 의료 전문가로 구성된 감정단이 과실 유무와 인과관계를 판단하므로, 의학적으로 타당한 의료행위가 법률적 비전문가에 의해 과실로 오판될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실제로 조정이 성립되지 않아 법원의 소송절차에 의하여 진행된 경우에 있어서도, 다수의 사건에서 의료중재원의 감정 결과가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사례들이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환자와 의료기관은 조정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여 향후 법정 다툼을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의료중재원의 감정결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결과가 도출될 것을 예상하게 되므로 보다 원만한 조정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4. 조정 성립 시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
당사자가 합의로 조정조서를 작성하거나, 의료중재원의 조정결정에 당사자 쌍방이 이의하지 않는 경우 조정이 성립하며, 성립된 조정은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습니다(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제36조 제3항, 제4항, 제37조 제4항). 이는 별도의 소송 없이도 집행권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분쟁을 신속하게 종결하고 법적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5. 업무상과실치상죄에 대한 반의사불벌 효과
의료인의 업무상과실치상 혐의가 인정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조정이 성립한 경우에는 수사기관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제51조 제1항 본문). 다만 피해자가 신체의 상해로 인하여 생명에 대한 위험이 발생하거나 장애 또는 불치나 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된 경우에는 예외입니다(동항 단서). 이는 민사소송에는 없는 조정절차만의 중요한 장점으로, 형사처벌 위험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6. 조정 참여 여부의 선택 가능성 및 소송과의 병행 가능
의료분쟁에 관한 소송은 위 법에 따른 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도 제기할 수 있습니다(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제40조). 즉, 조정절차는 소위 ‘임의적 조정전치주의’를 취하고 있어 당사자는 조정절차의 개시 여부와 상관없이 자유롭게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헌법재판소 2021. 5. 27. 선고 2019헌마321 결정). 또한 조정이 성립되지 않은 경우 소송으로 나아갈 수 있으므로, 당사자 입장에서는 조정 결과가 불리하다고 판단되면 이를 수용하지 않고 민사소송을 선택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습니다.
위와 같이 의료중재원의 조정절차는 상당한 장점이 있으므로 의료분쟁 발생시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환자는 물론 의료기관의 입장에서도 유리할 수 있습니다. 의료기관의 입장에서는 원칙적으로 조정절차 개시에 관하여 동의하여야 할 의무는 없으나, 사망 또는 1개월 이상의 의식불명, 중증 장애가 발생한 경우 등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는 동의여부와 무관하게 자동으로 조정절차가 개시되며,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조정절차에 협력할 의무(자료 제출, 소명 등)가 있습니다(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제27조 제9항, 제28조 제2항, 제5항).
그러므로 의료중재원에 대한 조정신청이 있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이며, 다만 조정절차에서 제시된 의견과 자료 등은 조정 불성립시 소송절차에서 증거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초기 단계에서부터 변호사와 상의하여 대응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