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회사의 신용공여 금지

 

변호사 박기민|[email protected]
 

 

1. 신용공여의 금지

 ‘상장회사’는 주요주주 및 그의 특수관계인, 이사 및 집행임원, 감사(이하 ‘주요주주 등’)를 상대방으로 하거나 그를 위하여 ‘신용공여’를 할 수 없습니다(상법 제542조의9 제1항). 여기서 ‘신용공여’는 금전 등 경제적 가치가 있는 재산의 대여, 채무이행의 보증, 자금 지원적 성격의 증권 매입, 그 밖에 거래상의 신용위험이 따르는 직ㆍ간접적 거래인데, 구체적인 행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하고 있습니다(대표적인 예는 ‘담보제공행위’).

 주요주주 등이 주식회사의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사가 주요주주 등에게 신용공여를 할 경우 회사의 재무건전성을 저해하고 일반주주나 채권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결과가 초래될 우려가 높을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이를 은폐하기 위하여 비정상적인 회계처리를 감행할 가능성도 커지게 되고, 특히 상장회사의 경우 회계ㆍ경영 관련 건전성에 대한 요구가 비상장회사에 비해 높으므로, 상법은 상장회사의 주요주주 등에 대한 신용공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상장회사의 경영상 필요나 영업의 자유 등의 측면에서 볼 때 신용공여 중에는 금지대상으로 삼을 필요가 없거나 적은 것도 있을 수 있으므로, 거래 상대방, 거래의 성격이나 목적, 규모, 경영건전성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여 일부 신용공여에 대해서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상법 제542조의9 제2항, 대표적인 예는 복리후생을 위한 이사, 집행임원, 감사에 대한 금전 대여).

 나아가 상법 제624조의2는 신용공여 금지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상법 제542조의9 제1항을 위반하여 신용공여 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는 한편 상법 제634조의3은 회사에 대한 양벌규정도 두고 있습니다. 또한 신용공여는 업무상 배임죄에도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위반행위의 효력

 1) 위에서 살펴 본 입법취지와 위반행위에 대해 형사처벌이 이루어지는 점 등을 종합하여 우리 대법원은 위 조항을 강행규정으로 보고 있고, 따라서 신용공여 위반행위는 강행규정 위반으로서 사법상 무효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조항의 문언상 상법 제542조의9 제1항을 위반하여 이루어진 신용공여는, ‘이사의 자기거래’와 달리, 이사회의 승인 유무와 관계없이 금지되는 것이므로, 이사회의 사전 승인이나 사후 추인이 있어도 유효로 될 수 없습니다.

 2) 다만, 상장회사와의 거래가 빈번한 현실을 감안하면 제3자로 하여금 거래를 할 때마다 일일이 상법 제542조의9 위반 여부를 조사ㆍ확인할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은 거래의 신속성이나 안전을 해치게 되므로, 상법 제542조의9 제1항을 위반한 신용공여라고 하더라도 ‘제3자가 그에 대해 알지 못하였고 알지 못한 데에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그 제3자에 대하여는 무효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3.
사례

 상장회사(A)의 주주인 갑, 대표이사인 을이 사채업자 병으로부터 차입을 하면서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대해 A가 연대보증을 하고 담보를 제공하기로 하였고, 실제 A는 차입금채무에 대한 담보로 자신이 거래처에 대해 가지고 있던 물품대금채권을 병에게 양도한 경우, A의 담보제공행위(채권양도행위)는 무효이고, 제반 사정을 고려해 볼 때 사채업자 병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A로부터 담보를 제공 받는 행위가 신용공여행위에 해당함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면 회사는 사채업자에 대하여도 그 무효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4. 결론

 요컨대, 상장회사가 신용공여 금지의무를 위반한 경우 그 거래가 무효가 됨은 물론 형사처벌까지 내려지며 상장 유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항시 주의하여야 할 것입니다.